울산 초등생 방화 살인 사건 - 누가 어린 아이를 둔기로 때려 기절시키고 불까지 질러 죽였을까?

 

2006년 9월 6일 오후 3시 52분, 울산남부경찰서 강력4팀으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달동 A아파트 13층에서 화재가 나 진압하는 과정에 살해당한 듯 보이는 소년의 시신 1구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였습니다. 아이의 입과 양 손은 청테이프로 묶여있었죠. 소방대원이 급히 청테이프를 떼어냈지만 아이는 이미 숨을 거둔 후였습니다. 범인이 박 군을 먼저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고 판단이 되었죠.

 

 

박군이 발견된 곳은 그 집의 큰 방이었는데, 그 옆에는 불에 그을린 야구방망이와 식칼이 있었다고 합니다. 부검 결과 박군의 사인은 질식사였고 오른쪽 뒷머리에 둔기로 한 차례 얻어맞은 흔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발견된 야구방망이에 얻어맞은 듯했죠. 기도에는 그을음이 약간 남아 있었는데, 이로 보아 범인은 박군의 머리를 야구방망이로 내려치고 청테이프로 결박한 다음 불을 지르고 도망갔고, 박군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화재 연기를 들이마시고 숨졌다고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발화장소는 그 집의 큰 방과 작은 방이었고, 범인은 진열대 위에 놓인 열쇠로 문을 잠그고 도주한 듯 보였다. 도대체 누가 8살밖에 안 된 어린 남자아이를 둔기로 때려 기절시키고 불까지 질러 죽였을까요?

 

사건 당일 낮 12시 38분, 박군의 어머니는 노동부 인력개발센터에 교육받으러 가니까 문 잘 잠그고 있고, 학습지 선생님이 올 때까지 숙제하고 있으라고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친구와 함께 집에 와 있던 박군은 "알았다."라고 했지만 정작 문을 잠그지 않았대요. 아버지는 차량 탁송기사로 일했는데 새벽 5시에 경기도 화성시로 출근한 뒤였습니다. 즉, 집에 어른이 아무도 없으므로 엄마가 박군에게 문단속 잘 하라고 신신당부했건만 박군은 그 말을 듣지 않았어요.

 

박군과 함께 놀러온 친구는 40분 뒤에 자기 집으로 돌아갔는데, 사건 직후 경찰에게 자신이 집을 나올 때 박군은 TV를 보고 있었고 문은 열려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대각선 방향 옆 동에 살던 이웃도 오후 1시 45분쯤 박군네 집을 봤을 때는 분명히 문이 열려 있었는데, 50여 분 뒤에 다시 봤을 때는 닫혀 있었다고 진술했죠.

그리고 2시 반 쯤에 정호네 집을 방문했던 학습지 교사는 문이 굳게 잠겨 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이 없었으므로 포스트잇만 붙여놓고 다른 집으로 갔다고 합니다.

이로 보아 범행이 일어난 시각은 9월 6일 오후 1시 45분에서 2시 반 사이 45분 동안이라고 추정할 수 있어요.

 

면식범?

도대체 왜 정호는 문단속을 잘 하라는 엄마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어놓았을까요? 박군의 엄마는 아들의 그런 행동을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고합니다.

경찰은 면식범의 소행으로 가정해 보았습니다. 낯선 이에게 격렬하게 저항했다면 손톱 밑이라든지에 범인의 DNA가 검출되기 마련이고 그 외에도 상처가 생기는데, 아무 것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였죠. 그래서 박군을 죽인 사람은 면식범이라고 가정했습니다.

이외에도 경찰은 학교폭력이나 원한, 가정폭력 등의 가능성도 상정했지만 정호는 비록 내성적인 성격이긴 해도 교우관계가 원만했고 부모도 타인에게 원한을 산 바는 없었습니다. 또 이날 박군의 집에 들렀던 사람들은 모두 범행시각에 알리바이가 있었습니다.


강도?

마지막으로 둔 가능성은 바로 강도였다.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는 1993년에 준공된 아파트로 복도식 구조였으며, 입구는 물론 단지 내부에도 CCTV가 전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보안장치가 없는 유리문은 활짝 열려 있어 누구든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들어올 수 있었죠. 더군다나 사건 당일 박군은 집 대문을 열어놓았으므로 강도가 침입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강도가 문을 열고 침입해 식칼로 위협하는 바람에 박군이 저항하지 못했고, 야구배트로 한 차례 가격을 당한 뒤 의식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마침 현장에서 화장대 서랍을 뒤진 흔적이 있었고 귀금속 5점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같이 있던 현금과 박군의 목에 걸려 있던 금목걸이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아, 과연 금품이 범행목적이었는지, 아니면 금품이 목적으로 현장을 꾸몄는지 의심이 들었죠. 경찰은 인근 전과자나 중고등학생들까지 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지만 범인의 흔적을 찾지 못했습니다.

 

범인의 단서

범인을 잡을 단서는 현장에서 사라진 귀금속 5점뿐이였습니다. 현장에서 범행도구로 보이는 야구배트와 식칼, 청테이프 등이 발견되었지만 거기선 범인의 흔적이 나오지 않았죠. 족적도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뿌린 소방수에 의해 쓸려내려가버렸고 목격자도 없었습니다. 단서는 오직 귀금속으로 만들어 박군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새긴 목걸이용 메달, 전화번호가 새겨진 아기 팔찌 등 귀금속뿐이였습니다. 경찰은 장물품표를 발부해 이 물건들의 행방을 쫓았고, 울산 내 금은방은 물론 부산에도 장물품표를 돌렸지만 10년 넘게 소식이 없었습니다.

본래 이 사건은 2021년 9월 6일에 공소시효가 만료되었을 테지만, 이른바 태완이법 때문에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되어 이 사건도 재수사에 들어갔습니다. 훗날 피해자의 부모는 울산에서 부산으로 이사했고 지금까지 자녀 없이 부부 둘이서만 산다고 합니다. 외아들을 잃은 부모님의 심정을 그 누가 알까요...

현재 사건현장인 A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2006년에 일어나 본 사건에 대해 거의 모르며,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사 갔고 경비원도 바뀌었습니다. 만일 이 사건에 대해 아는 분들이 있다면 울산지방경찰청 미제전담수사팀(052)210-7772)으로 적극 제보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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