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약촌오거리 미궁의 택시기사 살인사건 / 18년만에 해결된 장기 미제 살인사건 진짜 범인.


2000년 8월10일,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입니다. 15살 소년을 강압수사하여 허위자백을 받고 무고하게 옥고를 치르게 한 사건이기도 하죠. 


여기는 익산에 있는 약촌 오거리입니다. 택시기사였던 피해자 유씨(당시 42세)는 범인에게 흉기로 12군데를 찔렸고, 결국 폐 동맥 절단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됩니다. 이 사건의 관할서인 익산경찰서는 유력한 용의자로 현장 인근에서 범인이 도망가는것을 목격한 최군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살인혐의로 체포하여 조사를 합니다. 목격자가 용의자가 되어버린겁니다. 



최군은 유년시절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했고 술을 좋아했고 술에 취하면 폭력까지 휘둘렀다고 합니다. 결국 엄마는 집을 나갔고 당시 최군의 나이는 고작 5살이었습니다. 최군은 아버지와 함께 살았지만 아버지는 돈을 벌지 않고 술만 마셨다고 합니다. 게다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됐을때는 돌봐주시던 외할머니마저 돌아가시게 됩니다. 아버지는 다른 도시로 이사를 했지만 최군을 제대로 학교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과음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됩니다. 엄마가 다시 최근을 데려가지만 엄마 또한 식당에서 힘겹게 일하면서 하루하루 살고 있었습니다.



살인사건 당일, 최군은 익산의 한 다방에서 커피배달을 돕는 오토바이기사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일을 다 하고 다방으로 돌아가는 길이였죠. 그런데 경찰들이 저기 모여서 조사를 하고 있는거예요. 당시 나이가 어려 호기심이 많던 최군은 무슨일이냐고 물었고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것을 듣게 됩니다. 그는 여기 현장에서 두 남자가 뛰어가는 것을 본것같다며 이야기를 했죠. 경찰은 최군이 유력한 목격자라고 생각해 경찰서로 데리고 갑니다. 몽타주를 작성하게 했지만 도망가는 것만 보고 얼굴은 보지 못한 최군이 몽타주를 제대로 그릴리가 없죠. 

경찰의 압박에 최군은 엉뚱한 몽타주를 그리고 맙니다. 이때부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요. 경찰이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거죠.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게 되고 경찰은 그를 조용한 모텔로 데리고 갑니다. 



<경찰의 폭행>

새벽 2시. 경찰은 그를 속옷만 입힌 채 모텔 방 한 가운데 앉히고 자백을 요구합니다. 

전화번호부를 하나 툭 던져주며 "거기에서 진범을 찾아내라"고 강요했대요. 이 과정에서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거나 뒤통수를 가격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아니라고 말할수록 경찰들은 더욱 그를 폭행했습니다. 너무 무섭고 아팠던 그는 결국 형사가 불러주는 대로 자필진술서를 쓰게 되었던겁니다. 

경찰의 폭행은 경찰서에 가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질문에 원하는 답을 못하면 경찰봉을 이용해서 발바닥도 맞고 대걸래자루로 허벅지와 등을 맞기도 했습니다. 결국 최군은 허위자백에 동의하고맙니다.

최군의 형 확정 후 전북 지방 경찰청은 이 살인사건을 수사한 익산경찰서 형사들에게 표창장까지 줬다고 합니다.



<오류 투성이 진술서>

"택시기사 아저씨가 저를 때려서 화가나서 오토바이 밑에 있는 칼을 꺼내 택시기사 아저씨 어깨를 잡고 옆을 찔렀습니다."라는 2장짜리 진술서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재심에서 진술서를 조사한 결과 범인은 뒤에서 택시기사를 찔렀습니다. 그러나 진술서에서는 옆에서 찔렀다고 한거예요. 엄청난 오류였던거죠. 피해자의 몸에 난 상처와 최군의 진술이 달랐던겁니다. 

또한 최군이 당시 입었던 옷과 슬리퍼, 부엌칼등등의 물건을 감정한 결과 모두 혈흔반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감정서는 무시되버렸습니다. 경찰은 빨리 사건을 해결하고 싶었겠죠. 그래서 어린 아이를 강압수사를 해서 억지로 자백을 받아냈던겁니다.


<최군의 억울한 복역>

최군은 당시 나이가 15살이였습니다. 청소년법상 그에게 줄 수 있는 최고 형량은 15년이였습니다. 그가 살해를 했다는게 맞다면 말이죠. 최군은 경찰의 폭행이 있었고 허위자백이였다며 무죄를 주장하였지만 법원을 그 말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그의 모습은 범행을 반성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이기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1심에서 15년형을 받게 되죠. 최군은 항소를 합니다. 국선변호인의 감형설득으로 인해 유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고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한다며 1심에서 15년 선고를 10년으로 감형했습니다. 최군은 최종적으로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10년 형이 확정되었고 교도소에서 10년을 복역하고 2010년 만기 출소 하였습니다.


(이 사진은 실제 그가 출소한 이후 사진입니다.)


<검찰이 진범을 풀어주다.>

사건발생 3년이 지난 2003년 전북 군산경찰서가 제보를 하나 받습니다.

"익산 택시기사 살인사건 진범 최군이 아니예요. 그 진범 따로 있어요."라는 전화 한통이였죠.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무고한 어린 아이를 10년이나 들어가있는거잖아요. 그래서 경찰 내부에서도 이 제보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재수사를 하게 되었고 또다른 용의자를 찾게 됩니다. 진범이라는 용의자는 김씨였습니다. 김씨는 순순히 자기가 진범이라고 자백했죠. 김씨의 진술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살해 이유가 뭡니까?  -돈이 필요했어요.

범행에 사용한 칼은 어디서 났어요?  -당시 살던 집 창고에 있었어요. 쇠칼이예요.

사건 당일 행적 말해봐요.  -제가 택시기사 돈을 뺏으려고 했어요. 집에서 칼을 가방에 넣어 가지고 갔구요. 택시기사에게 약촌오거리로 가자고 했어요. 목적지 도착하기 30m 전 쯤인가 세워달라고 했어요. 기본요금정도 나온 것 같아요. 아저씨가 차를 세우자마자 제가 뒤에서 목에 칼을 들이댔어요. 그리고 가진 돈 다 내놓으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저씨 덩치가 꽤 컸어요. "뭐야"하면서 운전석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는 것 같았어요. 당황했어요. 그래서 왼팔로 택시기사 왼쪽어깨 잡고 그냥 칼로 찔렀어요. 그리고 문 열고 도망갔어요. 그래서 친구 집에 갔어요. 칼은 친구네 집 매트리스 밑에 넣어놨어요. 친구집에 며칠 더 머물다가 제 집에 갔구요. 도망갔어요.


너무 정황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인 '흉기'가 어딨냐고 물었고 몇년이나 지나서 없어진 흉기를 어디서 찾나요.... 검찰은 김씨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계속 기각합니다. 군산경찰서가 쓰레기 매립장 전체라도 수색하겠다며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신청하자, "흉기에 대한 특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또한 반려하였어요. 즉 물증이 없어서 구속영장 발부가 어렵다고 했으나, 정작 물증을 찾겠다고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신청하자 물증인 흉기에 대한 특정이 부족하다고 퇴짜를 놓은 것이죠.


결국 김모 씨는 긴급체포기한인 48시간이 지나 석방되었으며, 석방 이후 모처의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당시 심신미약으로 인해 허위진술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김모 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던 친구 임씨는 죄책감 탓인지 2012년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드디어 재심 확정! 진범 김씨 징역 15년>

본 사건이 발생한 것이 2000년 8월 10일이므로, 간신히 태완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틀뒤였던거죠. 진범에 대한 재수사 및 공소제기 요건을 충족하게 되어 재심이 확정되었습니다.

2016년 11월 17일 재심에서 이미 10년을 복역한 최씨에게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에 따라 검찰은 2016년 11월 19일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38살 김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드디어 청구했죠. 

2017년 5월 25일, 법원이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진범인 김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였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항소하였고 2018년 3월 27일, 대법원에서 진범 김씨에 대하여 징역 15년형을 확정했습니다.

그리고 영화 '재심'이 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습니다.


<보상?>

죄를 뒤집어쓰고 약 10년이나 징역을 살았던 당사자 최 씨에 대해 법원은 형사보상금 8억 4천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최 씨가 이 형사보상금 중 10%를 반으로 나누어 사법 피해자 조력 단체 5%, 진범 잡는 데 도움 준 전 형사반장에 5% 기부하기로 결정했답니다. 과연 저 돈으로 최씨의 억울함이 풀릴까요? 


죄를 지으면 꼭 벌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거짓자백을 앞세운 엉터리 수사도 언젠가는 만천하에 밝혀진다는 점도 수사당국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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