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섬 이야기


무안 해제 백학산 밑 갯마을에는 금슬이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고기잡이를 다녔고, 부인은 해초를 따며 행복하게 살았죠. 

그러나 행복했던 이 가정에 비운이 닥쳐왔습니다. 남편이 알 수 없는 병에 걸려버린 것이죠. 


부인은 사랑하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백학산에 오르내리며 갖가지 약초를 캐다 달여 먹이고 인근에서 영험한 의원은 고루 찾아 다녔으나 효험이 없이 날로 악화되어 갔습니다. 시름에 잠겨 먼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던 어느 날, 이 곳 갯마을에 사는 노파가 이 댁을 위로한 뒤 

“옛부터 저 섬에 선약이 있긴 하다데만…….”

하고 중얼 거렸습니다.


그녀가 마을 앞섬으로 약초를 구하러 떠나고 며칠이 지났어요.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머리맡에 남겨둔 미음도 다 마시지 못하고 섬을 바라보며 애처롭게 부인을 부르다 죽어갔습니다. 이 날은 먹구름이 끼고 바다가 안개가 끼는 등 날씨가 시시각각 변했습니다. 그녀가 약초를 구하러 떠난 섬이 섬 건너 마을에서 보니 마치 생전의 그녀 얼굴마냥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나와 그 이상야릇한 전경을 보고 있자니, 섬에서 무엇인가가 헤엄쳐 오고 있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그것이 커다란 구렁이임을 발견하고, 모두 마을로 돌아가 숨었어요. 구렁이는 입에 이상함 풀잎을 물고 그의 남편이 죽어 있는 백학산 산마루로 올라갔습니다. 


이튿날 날이 밝고 마을사람들은 어제 건너왔던 구렁이가 죽은 남편의 집을 빠져나와 섬으로 건너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뒤 늦게 앓아누운 백학산 산마루 젊은이를 생각해냈어요. 마을사람들이 뛰어나가 보니, 남자는 죽어 있고, 그의 곁에는 어제 구렁이가 물고 온 풀잎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를 본 노파가 그 구렁이는 필시 부귀도에 건너간 색시였을 거라며, 자신이 그 섬에 선약이 있음을 가르쳐 주었노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사람들은 이 남자를 산마루에 장사지냈습니다. 장사를 지내자 멀리 부귀도가 너울너울 춤을 추듯 보였답니다. 그리고는 슬픈 여인의 모습으로 변하기도 했어요. 


사람들은 이후부터 부귀도를 각시섬이라 불렀습니다. 이 곳 섬사람들은 이 섬 위에 각시당을 모시고, 매년 정월 큰 제를 지내 그 원혼을 달래고 풍년들기를 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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