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모기가 사람을 무는 이유는?

옛날 옛날 한 옛날 어느 마을에 홀어머니와 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둘 밖에 없었지만 오손도손 정답게 살았습니다. 어느날 아들이 밖에 나갔다 들어와서는 평소처럼 어머니를 찾았습니다.

“어머니, 저 돌아왔어요.”

하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아들은 부엌문을 열었습니다.

“어머니!”

어머니는 없었습니다. 아들은 안방문을 열었습니다.

“어머니!”

거기에도 어머니는 없었습니다. 뒷뜰에도 가보고, 건넌방도 들여다 봤지만 어머니는 없었습니다.


아들은 옆집으로 건너가 물었습니다.

“우리 어머니 보셨어요?”

옆집 아주머니는 대답해주었습니다.

“꽁지 닷 발(두 팔을 양옆으로 펴서 벌렸을 때 한쪽 손끝에서 다른 쪽 손끝까지의 길이) 주둥이 닷 발이나 되는 큰 새 두 마리가 어머니를 잡아갔어.”

아들은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 충격에 휩싸였지만 바로 정신을 차리고 어머니를 구해내겠다고 길을 떠났습니다.

아들은 한참을 걷다가 논에서 일하는 아저씨 한 분을 봤습니다.

“아저씨, 아저씨,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커다란 새가 우리 어머니 잡아가는 거 못 보셨어요?”

“이 논에 모를 다 심으면 가르쳐주지.”

아들은 팔을 걷고 바지를 올려 논으로 내려갔습니다. 허리 한 번 펴지 않고 모내기를 마친 아들에게 아저씨는 볏짚을 태운 재를 주며 말했습니다.

“저기 바윗고개 너머로 날아가더라.”

아들은 다시 바윗고개를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바윗고개로 가는 길은 매우 험했습니다. 거친 바윗고개를 넘어 아들은 고추밭에 도착했습니다. 고추밭에서는 할아버지가 밭을 매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커다란 새가 우리 어머니 잡아가는 거 못 보셨어요?”

“이 고추밭을 다 매면 알려주지.”

아들은 다시 팔을 걷고 고추밭으로 갔습니다. 넓은 고추밭을 다 매자 할아버지는 고춧가루를 주며 말했습니다.

“저기 가시나무숲으로 날아가더라.”

아들은 가시나무숲을 갔습니다. 가시나무숲으로 가는 길은 매우 험했습니다. 가시에 온 몸이 찔리며 가시나무숲을 헤치고 가던 아들 앞에 다람쥐가 도토리를 줍기 위해 이러저리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다람쥐에게 물었습니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커다란 새가 우리 어머니 잡아가는 거 못 봤니?”

“도토리 한 바구니를 채워주면 가르쳐주지.”

아들은 다람쥐보다 빠르게 왔다갔다 하며 도토리 한 바구니를 채워줬습니다. 다람쥐는 도꼬마리 한 웅큼을 주며

“저리로 날아가더라.”

아들은 다람쥐가 알려준 방향으로 갔습니다. 어느 정도 갔더니 까치 한 마리가 이 나무 저 나무를 옮겨 다니며 벌레를 잡아 먹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까치에게 물었습니다.

“까치야, 까치야,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커다란 새가 우리 어머니 잡아가는 거 못 봤니?”

“벌레 한 바구니를 채워주면 가르쳐주지.”

아들은 이 나무 저 나무에서 바위 틈과 땅바닥에서 벌레를 잡아 한 바구니를 채워줬습니다. 까치는 삭정이 한 단을 주며

“저 너머로 가보렴.”


아들은 까치가 알려준 방향으로 계속 걸어갔습니다. 아들은 드디어 큰 바위굴 앞에 도착했습니다. 바위굴 앞에는 커다란 새 발톱 자국이 가득했습니다.

“드디어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커다란 새가 사는 곳에 도달했군.”

아들은 조심 조심 살금살금 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굴 안을 한참 들어가니 커다란 공간이 나왔습니다. 거기에는 큰 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 집 안으로 몰래 들어가니 쇠창살 안에 갇힌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들은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엉엉 울었습니다. 쇠창살에서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두드려 보고 흔들어 보고 여러 수를 써봤지만 쇠창살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얘야, 이 문은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커다란 새가 아니면 절대 열 수 없단다. “


아들은 모 심던 아저씨한테 얻은 재를 방에 솔솔 뿌렸습니다. 고추밭을 매던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고춧가루는 마당에다 솔솔 뿌렸구요. 다람쥐가 준 도꼬마리는 부엌에다 뿌리고 까치가 준 삭정이는 아궁이에다 넣었습니다. 아들은 벽장에 숨어 들어갔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커다란 새 두 마리가 돌아왔습니다.

“어 사람 냄새가 나는데…”

“정말! 도대체 어떤 놈이 우리 집으로 들어온 거지?”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커다란 새들은 아들을 찾기 위해 큰 집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벽장에 숨어 간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워낙 꼭꼭 숨어있었는지 아들을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우리가 마을에서 맡은 사람 냄새 때문에 착각했나봐.”

“그래 그래. 피곤한데 얼른 자자구”

새들은 방에 들어오자마자 벌렁 드러누웠습니다. 커다란 새들이 바닥에 떨어지자 방바닥에 있던 재들이 뭉클 뭉클 일어났습니다. 매케한 냄새와 공기가 방 안에 가득했고 새들은 방 안에 한순간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무슨 냄새야. 콜록 콜록 잠을 잘 수가 없어. 우리 마당에서 자자.”

“그래 그래. 콜록 콜록”

새들은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새들이 마당에 눕자 매운 고춧가루가 눈과 코를 들어갔습니다. 눈물 콧물을 흘리며 새들은 허둥댔습니다.

“이건 또 뭐야. 에취 에취 잠을 잘 수가 없어. 우리 부엌에서 자자.”

“그래 그래. 에취 에취”

새들은 어두운 부엌으로 들어가서 바닥에 누웠습니다. 이번에는 뾰족한 도꼬마리들이 새들을 찔러대기 시작했습니다.

“아야 아야. 따가워 아예 큰 가마솥에서 잘까?”

“그래 그래. 아야 아야.”

새들은 아궁이에 걸려 있는 커다란 가마솥 안에 들어갔습니다. 가마솥은 편안했습니다. 이 때 아들은 벽장에서 나왔습니다. 새들이 잠든 틈을 타서 가마솥 뚜껑을 덮고는 그위에 더 큰 돌덩이를 올려 놓았습니다. 그리고나서 아궁이 안의 삭정이에 불을 붙였습니다.

가마솥은 점점 따뜻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새들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아 따뜻해. “

“그래 그래. 정말 따뜻해.”

아들은 새들이 기분 좋으라고 아궁이에 불을 뗀 것이 아니지요. 계속 불을 지폈습니다. 솥은 이제 따뜻한 것이 아니라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앗 뜨거”

“뜨거워! 뜨거워!”

새들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돌덩이를 얹어 놓은 가마솥 뚜껑을 열 수가 없었습니다. 새들은 새까맣게 타들어갔습니다. 더 이상 가마솥에서 소리가 나지 않자 아들은 솥뚜껑을 열었습니다.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커다란 새들은 까맣게 타서 쪼그라들었습니다. 새들이 죽자 어머니를 가뒀던 쇠창살을 스스르 열렸습니다. 아들은 절구공이를 가져다가 까맣게 탄 새들은 가루로 빻았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동굴을 나온 아들은 새를 빻은 가루를 하늘로 훨훨 날려보냈습니다. 


이 가루들이 날려 모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모기를 잘 보면 꽁지와 주둥이가 깁니다. 사람한테 죽은 것이 억울해 자꾸 사람을 무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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