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구슬/구미호 설화/구미호 이야기/구미호와 여의주/여우 입 속의 보배 구슬


여름이면 공포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구미호에 대한 설화입니다.


한 학동이 여인으로 변신한 여우와 입을 맞춤으로써 여의주를 빼앗았으나 하늘을 안 보고 땅을 봄으로써 땅의 이치만을 알게 되었다는 내용의 설화입니다. 신이담(神異譚) 중 변신담에 속하죠.


이 설화의 내용은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며 ‘인지(人智)의 한계’ 또는 ‘구미호와 여의주’,‘여우 입 속의 보배 구슬’이라고도 합니다.

첫째 유형>

한 학동이 서당을 다니다가 예쁜 처녀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처녀가 입맞춤만은 허락하지 않으므로 구미호인 줄 알게 되었죠. 학동은 입맞춤을 허락하지 않으면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그녀를 위협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처녀가 허락하자, 학동은 처녀의 입 속에서 여의주를 꺼내 물고 하늘을 먼저 보았으면 하늘의 일도 잘 알게 되었을 것을, 땅을 보아서 땅 위의 일만 알게 되었답니다. 


둘째 유형>

학동 100명을 입맞춤하여 죽이면 승천할 수 있다는 여우가 여자로 변신하여 한밤중에 서당을 찾아갔습니다. 마침 서당에서 자고 있던 100명의 학동 중 99명까지는 입맞춤을 하였으나 한 학동만은 미리 눈치를 채고 피했죠. 여자가 매우 애통해하며 밖으로 나갔고, 그녀의 모습에 반한 학동이 뒤쫓아 가 보니, 여자는 공동묘지의 바위 뒤로 숨어 버렸습니다.

학동에게 추파를 던지며 다가선 여자는 학동의 입 속에 여의주를 넣었다 빼었다 하였습니다. 여자가 똑같은 짓을 며칠 계속하자, 학동은 기력이 없어져 거의 죽기직전까지 갔죠. 이유를 알게 된 글방 훈장이 그 여자는 필시 구미호일 것이니 그 여의주를 삼키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날 집에 가는 중에 그 고개에서 처녀가 나타나 입을 맞추고 구슬을 소년의 입에 넣어 주었을 때, 소년이 눈을 딱 감고 구슬을 삼켜버렸습니다. 그러자 처녀의 얼굴이 새파래지면서 재주를 세 번 넘더니 죽어버렸는데 죽은 뒤에 보니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였습니다.



두 유형 모두 결말 부분은 “사람들이 땅의 일은 잘 알아도 하늘의 일은 잘 모르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라고 되어 있어 유래담의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구미호’에 관한 설화는 함경도·평안도·황해도 지역에 특히 많이 전승되어집니다.


구미호 설화는 전승 과정 중에 특정 인물과 결부되어 전설화하는 예가 많아요. 가령 안동 지방에서는 이황(李滉)의 제자인 조목(趙穆)의 일화로, 전라남도 해남 지방에서는 윤선도(尹善道)의 일화로, 충청북도 영동 지방에서는 도선(道詵)의 일화로, 경기도 양평 지방에서는 이식(李植)의 이야기로 전승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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