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실과 설씨녀 설화(嘉實─薛氏女說話)

가실과 설씨녀 설화(嘉實薛氏女說話)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좋아하시나요?

저는 심장 콩닥콩닥거리는 사랑이야기를 좋아해요.

신라에도 저의 심장을 콩닥거린 사랑 이야기가 있답니다.

 

신라 진평왕 때 경주에 설씨라는 노인이 딸을 데리고 살고 있었습니다. 딸은 효성이 지극하고 미모도 출중했죠. 그런데 진평왕 때 이 늙은 홀아비도 병역의 의무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늙고 병든 아비를 보내느니 차라리 자기가 가고 싶었지만 여자인 몸으로는 이 시대엔 어쩔 도리가 없었죠. 그런데 사량부(沙梁部)에 설씨의 딸을 좋아하는 가실(嘉實)이라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가실은 설씨의 집에 딱한 사정을 알고 뛰어 와서, 자기가 대신 군대에 나가겠다고 제의했죠.


"나를 대신하여 군대에 나가겠다니 기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네. 그대의 은혜를 갚을 생각이니 만약 그대가 내 어린 딸이 어리석다고 생각지 않으면 아내로 맞아주면 어떨지?"



딸은 거울 하나를 꺼내어 반을 갈라 한 조각은 가실에게, 나머지 한 조각은 자기의 품에 넣고 뒷날 혼인할 때의 신표(信票)로 삼았습니다.

 

가실은 설씨녀에게 말 한 필을 주며

"이것은 천상(天上)의 좋은 말이니 내가 없는 동안 맡아서 기르시오."

 

그리하여 설씨녀는 거울을 반으로 쪼개어 서로 나누어 가지고 병역기한인 3년을 약속하고 헤어집니다.

병역을 마치고 돌아올 때가 되어도 가실은 돌아오지 않자 설씨는 딸을 다른 곳으로 시집보내려 했습니다. 그러나 설씨녀는 반대하며 그를 기다리죠.

 

마침내 6년 만에 가실이 돌아왔으나 몰골이 너무 초라하여 딸은 그를 알아보지를 못했습니다. 둘은 서로 거울을 맞추어본 뒤, 가실이라는 것을 알고 혼인한다는 내용입니다.


거울 대신 반지가 신물이 되는 이야기도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 설화는 훗날 춘원 이광수에 의해 가실이라는 제목으로 소설화되기도 했습니다.

 

신물은 여인의 정절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거울을 신물로 하는 모티프는 그 뒤 문학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게 되었으며, 여러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잃어버린 부모자식을 찾는 증표가 된다던가, 어린시절 헤어지게된 가족이나 첫사랑을 찾게되는 소재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댓글(11)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