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 원미동 시인 (1986) - 일상인들의 소시민적 근성 비판과 인간다운 삶에 대한 향수

<양귀자> 원미동 시인 (1986) - 일상인들의 소시민적 근성 비판과 인간다운 삶에 대한 향수

<핵심정리>

·작가 - 양귀자

·갈래 - 단편소설, 세태소설, 연작소설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배경 

 - 시간 :1980년대

 - 공간 : 부천시 원미동

·성격 - 사실적, 세태 비판적

·주제 - 일상인들의 소시민적 근성 비판과 인간다운 삶에 대한 향수

 

<등장인물>

·나(경옥) - 올해 7살이 된 어린 소녀. 이 작품에서 관찰자이다. 형제슈퍼 김반장, 원미동 시인 몽달씨와 친구로 지내고 있으며, 나이에 걸맞지 않은 조숙함으로 동네 사람들의 소시민적 삶의 모습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관찰하고 있다.

·몽달 씨 - '원미동 시인'으로 불리는 스물일곱 살의 청년. 대학교 때 데모를 하다 군대에 끌려갓다 온 후 약간 정신이 나간 듯 한 모습으로 시를 중얼거려 동네 사람들로부터 괄시를 받는다.

·김 반장 - 원미동 5반 반장이며, 형제 슈퍼 주인이다. 나의 언니인 선옥에게 연정을 품고 잇는 스물 일곱 살의 청년으로, 이기적이고 소시민의 전형적 성격을 보이는 인물이다.

 

<줄거리>

나이에 비해 조숙한 나는 청소부인 아버지와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고 싸움질 잘하는 원미동 똑똑이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위로는 언니가 셋이나 있다. 다른 아이들처럼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까닭에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게 된 나는 형제 슈퍼에 나가 슈퍼 주인인 김 반장과 낄낄거리며 하루를 보내곤 한다.

김 반장은 우리 선옥이 언니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처지이므로 곧잘 나를 '처제'라고 부르면서 나와 놀아주곤 하는 것이다. 나 말고도 몽땅 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원미동 시인도 이곳을 들락거리며 소일하곤 한다. 그는 약간 모자라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와 친구가 된다. 그런데 열흘전 일어난 사건으로 나는 김반장이 싫어졌다.

엄마, 아빠가 부부싸움을 하는사이 집을 빠져나온 나는 싸움이 끝나 엄마가 나를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면서 형제 슈퍼의 노천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리면서 후다닥 쫓겨온 사람은 바로 몽달 씨였다.

그는 그 뒤를 쫓아온 젊은 두 남자에게 맞은 듯 온몸이 엉망이었다. 몽달 씨는 다급한 얼굴로 김 반장에게 구원을 청했으나, 김 반장은 오히려 몽달 씨를 가게 밖으로 내쫓아버리고. 그 때문에 몽달 씨는 두 청년에게 질질 끌려가게 된다. 다급한 내가 뛰어가 지물포 아저씨에게 구원을 요청한 덕분에 몽달 씨는 가까스로 구출되고 그 두 청년은 달아나게 된다.

그런데 그때서야 나타난 김반장은 자신이 몽달 씨의 편인 양 안타까워하며 그 청년들을 쫓아가는 시늉까지 하는 것이었다. 피투성이가 된 몽달 씨를 부축해서 데려다 주는 김 반장의 모습을 보고 온 동네 사람이 그를 칭찬했지만, 가장 위급한 순간에 몽달 씨를 몰아낸 김 반장의 모습을 본 유일한 목격자인 나는 이미 그에게 만정이 다 떨어진다.

가까스로 몸을 추스리게 된 몽달 씨는 몸이 낫자마자 다시 김 반장의 슈퍼에 나와 일을 돕는다. 나는 몽달 씨에게 김 반장은 나쁜 사람이라며 흉을 보지만 몽달 씨는 모른 척 한다. 그리고 딴전을 피우며 몽달 씨가 읊는 시를 통해, 나는 몽달 씨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지만 끝내 모르는 척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몽달 씨는 미치거나 돈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보다 더 순수하고 정신이 올바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해와 감상>

'원미동'이라고 하는 구체적 장소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이 작품은, 대개 봉급 생활자와 도시 중심부에서 밀려나 있는 평균적인 보통 인물을 등장시켜 세태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희망과 절망, 폭력과 소외, 갈등과 이해 등으로 얼룩져 있는 삶의 부조리와 속물 근성을 풍자하면서, 소시민의 일상적 삶과 인간다운 삶에 대한 향수를 형상화하고 있다. 멀고 아름다운 동네인 '원미동'을 이 글에서는 '기어이 또 하나의 희망'을 만들어 가며 살아야 할 우리들의 동네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원미동은 작고도 큰 세계인 것이다.

약간은 모자라는 듯이 보이는 몽달 씨를 내세워 아무런 이유없이 한 개인이 당해야 하는 폭력과 이폭력에 대한 이웃의 방관을 보여 준다. 선량하기 그지없는 몽달 씨가 당하는 폭행에 무관심한 김 반장의 이기적인 태도, 이것은 바로 지금의 우리 사회가 지니고 있는 무서운 속성, 즉 보이지 않는 힘으로부터 개인에게 가해지는 비합법적 폭력과 이 폭력에 대해 전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만드는 모순 투성이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인 것이다.

어린 화자 '나'의 눈에 비추어지는 이러한 현실은 부끄러우리만치 일그러져 있어 오히려 더 넓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물질만능의 사회에서 주변부 사람으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풍속도를 작품화 한 것으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모습을 압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상의 핵심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관찰력으로 '형제 슈퍼'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삶의 단편을 부각시킨 세태 소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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